
다견 가정에서의 서열 문제, 평화로운 공존 노하우
“강아지는 원래 무리지어 살던 동물이라,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우면 서로서로 잘 지내겠지?”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봤을 거야. 실제로 다견 가정은, 강아지들이 서로 어울려 놀고 에너지도 소비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볼 수 있어.
그런데 이게 전부 다는 아니지. 서로 다른 개체들이 함께 살기 시작하면, 서열 문제나 영역 다툼, 먹이 싸움 등의 갈등이 생길 수 있고, 때론 예상치 못한 충돌로 이어지기도 해.
오늘은 두 마리 이상의 강아지를 키우는 (다견) 가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서열 문제와, 이를 평화롭게 해결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노하우를 정리해보려고 해. ‘함께 살면 무조건 즐겁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가 현실을 맞닥뜨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1. 다견 가정, 서열 문제가 왜 생길까?
A. 본능적 무리 생활
개는 본래 늑대의 후예로, 무리 생활을 하면서 ‘우두머리’와 ‘서열’을 갖추는 게 자연스럽다고 알려져 있어. 하지만 가정견의 경우, ‘서열 구조’가 야생만큼 뚜렷하진 않아도, 영역과 자원을 두고 갈등이 나타날 수 있어.
B. 새로운 멤버의 등장
기존에 잘 지내던 강아지 한 마리에, 새로운 강아지를 데려오면? 기존 강아지는 자기 자리를 뺏길까 봐 불안해하고, 새로운 강아지는 ‘여기가 내 집이 될 것인가’ 하고 긴장하기 마련이지. 이 과정에서 “너 누구야?”라고 으르렁거리거나, 반대로 신인(?)이 기가 세면 기존 애를 억누르려 시도할 수도 있음.
C. 보호자의 태도
집사가 두 강아지를 대하는 방식이 편애처럼 보이면, 그걸 강아지들이 감지할 수도 있어. “왜 저 애만 안아주고, 간식을 먼저 주지?” 하며 질투심을 키우거나, 그게 서열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생겨.
2. 다견 가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 행동
A. 먹이 갈등
- 사료 뺏어먹기: 한 마리가 식탐이 강해, 다른 애 밥까지 독차지하려고 해.
- 간식 시비: 간식 줄 때마다 으르렁거리며 경쟁하고, 결국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B. 영역 다툼
- 쇼파나 방석, 특정 자리를 고집하며 다른 애가 못 오게 막는다.
- 가족이 앉는 소파에 올라간 채로 “내 자리야!” 하는 식으로 포지션을 잡고, 다른 아이가 가까이 오면 경계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음.
C. 공격성·위협(으르렁, 물기 시도)
-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강아지를 밀어붙이며, 으르렁·짖음·물기 시도를 해서 상대를 내쫓으려 한다.
- 겁이 많은 강아지는 우물쭈물하며 숨어지내고, 공격적인 아이는 더욱 대담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어.
D. 집사 독차지
- 특정 강아지가 보호자를 독점하려고 하면서, 다른 애가 다가오기만 해도 밀쳐내거나 짖는다.
- 보호자가 한 마리만 안고 있으면, 옆에서 계속 아우성치거나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3. 다견 서열 문제, 정말 꼭 서열을 잡아줘야 할까?
과거엔 개 훈련이나 행동학에서 “반드시 ‘알파(우두머리)’를 정해야 한다”는 이론이 유행했어.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관점이 대세야.
- 반드시 사람이나 특정 강아지를 엄격한 ‘우두머리’로 세우는 게 아니라, 무리 내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자원 관리, 훈련, 환경 조성을 해주는 게 포인트라는 거지.
- 다견이라고 해도, 개별 성격이 제각각이라, 무조건 누가 상위·하위라고 나누긴 어려워.
- 결국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룰을 정하고, 집사의 일관된 태도로 강아지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해주는 게 핵심이야.
4.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핵심 노하우
A. 개별 자원 충분히 분리
- 밥그릇, 물그릇, 침구 등은 각자 따로
- 사료 먹을 땐 서로 마주 보며 먹기보다는, 약간 떨어진 위치(혹은 다른 방)에서 먹게 해보자.
- 물그릇도 여러 개 두면, 한 마리가 독점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 침구(방석)나 켄넬, 하우스 등도 마찬가지로 개별 공간을 확보해주면, ‘내 자리는 여기!’를 확실히 인식하게 된다.
- 간식 줄 때도 공정성
- 간식을 한꺼번에 바닥에 뿌려주면, 식탐 강한 아이가 독차지하기 십상. 가능하면 한 마리씩 차례로 주면서, “기다려, 잘했어!” 식으로 훈련을 겸하면 좋다.
- 여러 마리가 동시에 다가올 때, 가장 먼저 차분히 앉아서 기다리는 아이에게 먼저 주고, 나머지도 차례대로 주면 서열 갈등이 줄어든다.
B. 일관된 훈련과 보상 체계
- 기본 복종 훈련
- ‘앉아’, ‘기다려’, ‘하이파이브’ 같은 기초 훈련을 한 마리씩 해두면, 보호자가 원하는 행동을 시키기 수월해져.
- 이를 통해 “집사의 말을 듣고 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라는 인식을 모든 강아지에게 심어주면, 서로 갈등을 부릴 때 집사가 개입하기 쉬워진다.
- 문제행동 시 즉시 중재
- 예를 들어, 한 강아지가 다른 애를 몰아붙이고 으르렁댄다면, 보호자는 침착하게 (하지만 단호하게) “안 돼!” 하고 중재하고, 그 아이를 잠시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켜 흥분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준다.
- 싸움이 멈춘 뒤엔, 차분해진 상태에서 다시 만나게 하며 간식을 조금 나눠주면 “같이 있어도 괜찮네”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어.
C. 산책·운동으로 에너지를 발산시키기
- 에너지가 넘치는 강아지들이 집안에서만 지내면, 과잉 에너지가 곧 내부 갈등으로 표출될 수 있어.
- 충분한 산책과 놀이로 체력을 발산시켜주면, 싸울 힘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농담도 있잖아? 실제로 산책 후엔 피곤해서 잘 논쟁하지 않는다.
- 특히 다견 가정이라면, 함께 산책하면서 서로의 냄새를 공유하고, 집 밖에서 ‘팀워크’ 느낌도 쌓을 수 있어. 이 과정이 유대감 형성에 도움 돼.
D. 서열 갈등이 심하다면 ‘중립 지대’에서 함께 활동
- 집 안에서 특정 강아지가 이미 ‘영역’을 독차지할 경우, 거기서 두 마리를 억지로 친해지게 하려 하면 한쪽이 심하게 위축되거나, 반대로 공격성이 커질 수 있어.
- 이런 땐 중립 지대(낯선 공원이나 친구 집 마당 같은 곳)를 선택해, 함께 산책하거나 간식을 먹이면서 “여기는 둘 다 처음이네?” 하는 느낌을 주면, 편견을 줄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5. 실제 사례 1: 두 마리 시바견의 갈등, 각자 하우스 배치로 해결
- 배경: 지인 A가 시바견 수컷(1살)과 새로 들인 시바견 암컷(2살)을 함께 키우게 됐다. 그런데 암컷이 성격이 강해서 수컷을 자꾸 몰아붙이고, 사료도 뺏어먹으려 했다.
- 해결 과정:
- 밥 시간 분리: 암컷은 거실, 수컷은 작은 방에서 먹도록 했다.
- 하우스 배치: 거실 구석과 안방 구석에 각자 켄넬(하우스)을 설치해줬다.
- 공격성 보이면 ‘타임아웃’: 암컷이 으르렁거릴 때 즉시 “안 돼!” 하며 다른 방으로 1~2분 격리. 진정되면 다시 만나게 했다.
- 결과:
- 처음엔 암컷이 자꾸 격리에 들어갔지만, 점차 “으르렁하면 문 닫히는구나”라고 인식하더니, 횟수가 줄어듦.
- 2~3주 뒤부터는 서로 으르렁 대신 산책할 때 함께 걸으며, 집에서도 어느 정도 각자 켄넬에서 쉬는 모습이 보였다고.
6. 실제 사례 2: 다견(3마리) 가정, 장난감 문제로 갈등
- 상황: 지인 B는 믹스견 세 마리를 키우는데, 공이나 장난감을 던져주면 가장 힘센 아이가 다 차지해버려. 다른 애가 다가가면 으르렁거리며 위협함.
- 접근:
- 장난감 ‘한 개’ 대신 여러 개 준비: 공, 로프, 봉제 인형 등을 동시에 던져주니, 독점 가능성이 줄었다.
- 기본 훈련 강화: “앉아, 기다려, 가져와” 등을 연습해, 공을 물고 왔을 때는 간식으로 교환해주고, 다른 애가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막았다.
- 보호자 개입: 독점하려는 아이가 공격적으로 변하면 “안 돼!” 하고 타임아웃, 차분해지면 다시 놀이 복귀.
- 결과:
- 1~2달가량 시행착오 끝에, 세 마리가 각자 다른 장난감을 물고 뛰어놀기 시작.
- 독점욕이 강하던 아이도 “그래, 하나만 물어도 간식이 따라오니 굳이 여러 개를 확보할 필요 없네?”처럼 행동 패턴이 달라졌다고.
7. 다견 가정에서 보호자가 주의해야 할 점
A. 편애처럼 보이는 행동은 자제
“아이고, 네가 제일 예뻐!” 하며 특정 강아지만 안고 쓰다듬으면, 다른 아이가 질투나 반감을 가질 수 있다.
- 물론 집사 입장에서도 “둘 다(셋 다) 예뻐죽겠는데, 어떡하냐” 싶지만, 시간과 관심을 공평히 나누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 간식을 줄 때도 차례대로, 쓰다듬을 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 마리씩 챙겨주는 습관을 들이자.
B. 문제가 생기면 즉시 확인하고 해결
다견 가정에서 싸움, 으르렁, 질투, 식사 독점 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하면 갈등이 점점 깊어져서 나중엔 수습이 어려워진다.
- 처음 신호가 있을 때 원인(식탐? 공간 부족? 집사 편애?)을 파악하고, 환경이나 훈련 방식을 조정한다.
- 싸움이 격해지면 즉시 중재하고 격리한 뒤, 심호흡 후 다시 시도하는 식으로 ‘싸워도 결국 좋은 일이 없다’를 알려줘야 한다.
C. 중립성 유지, 그러나 보호자의 리더십은 보여주기
강아지에게 “내가 이 무리의 확실한 보호자(가이드)야. 모두를 공평하게 돌볼 거야”라는 신뢰를 주는 게 좋다.
- 이걸 서열 원리에 따라 “내가 알파”라고 과도하게 티 낼 필요는 없지만, 문제 행동 앞에서 보호자가 우물쭈물하면 강아지들도 혼란스러워한다.
- 단호하지만 폭력적이지 않게: 물리적 체벌은 금물이고, 목소리·표정·동작으로 “이건 안 돼. 그만!”을 분명히 알리고, 잘했을 땐 확실히 칭찬해주자.
8. 서열 문제, 언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할까?
- 심각한 공격성: 한 강아지가 다른 아이를 물어서 상처를 입히거나, 사람에게도 위협적으로 다가올 정도라면, 전문가(훈련사·수의사 행동학 전문가)의 상담이 필수다.
- 지속적 스트레스 증상: 한 마리가 식음을 전폐하거나, 자꾸 도망다니고 숨어있어서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단순 생활환경 조절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
- 합사 실패: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몇 달째 전혀 진전이 없다면, 전문가가 중재해 현장을 보고 훈련 방식을 제시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어.
마무리: 다견 가정, 서열보다 ‘협력’을 돕는 게 관건
결국, 다견 가정에서 “누가 대장이냐”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서로를 존중하며 살 수 있느냐”가 진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
- 개별 자원(밥·물·하우스·장난감)을 충분히 확보해 경쟁을 줄이고,
- 집사의 일관된 훈련과 중립적 태도로 문제 행동을 즉시 바로잡고,
- 적절한 운동량(산책·놀이)을 제공하면,
- 여러 마리가 함께 지내도 생각보다 평화롭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이 집은 개가 두세 마리인데도 조용하네?” 할 정도로 조화롭게 사는 다견 가정의 비결은 바로 꾸준한 노력과 인내, 그리고 사랑인 것 같아. 처음엔 서열 다툼이 있더라도, 하나둘 호흡을 맞춰가면서 점점 ‘팀워크’가 생기기도 하거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다견 가정만의 큰 즐거움이 아닐까.
우리 모두 강아지들과 함께 행복한 다견 라이프를 만들어가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