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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반려동물 건강 관리: 더위·벌레·습도 주의

여름철 반려동물 건강 관리: 더위·벌레·습도, 이 세 가지가 문제다

사람도 여름이 되면 기운이 빠지고 짜증이 나는데, 하물며 털북숭이인 반려동물들은 어떨까요.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활동량이 많고 외부 자극에 예민한 친구들은 여름이 진짜 고역입니다. 필자는 반려견 ‘뭉치’를 키운 지 5년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여름을 몇 번이나 겪어보면서, 정말 중요한 교훈 하나를 얻었습니다. 바로 ‘여름철 관리를 대충 하면 병원비로 갚아야 한다’는 거죠.

본격적으로 여름철 반려동물 건강 관리를 위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핵심은 단 세 가지입니다. 더위, 벌레, 그리고 습도입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반려동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체계적으로 관리해줘야 합니다.

1. 더위는 그냥 불편한 게 아니라 위험 그 자체

반려동물은 체온 조절이 사람보다 어렵습니다. 개의 경우 땀샘이 발바닥에만 있기 때문에 체열 발산이 어렵고, 고양이도 더위에 민감한 편입니다. 특히 단모종보다는 장모종, 나이가 많은 동물일수록 더위에 약합니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반려동물의 열사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급증합니다.

반려동물이 혀를 길게 내밀고 헐떡거리거나, 자꾸 그늘이나 타일 바닥을 찾아다닌다면 이미 체온 조절이 힘들다는 신호입니다. 필자의 반려견도 작년 여름, 잠시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외출한 사이 집 안 온도가 올라가 열사병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증상은 무기력함, 빠른 호흡, 식욕 저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시원한 장소를 마련해줄 것
  • 외출 시 반드시 에어컨 혹은 서큘레이터로 실내 온도 유지
  • 산책은 새벽이나 해가 진 이후로 제한
  • 물을 항상 신선하게 공급하고, 음수량을 확인할 것
  • 쿨매트나 아이스팩 등 시원함을 보조할 수 있는 도구 활용

단, 아이스팩이나 냉장 수건을 사용할 경우 저온 화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 얼음을 직접 물로 제공하는 것도 장시간은 피해야 합니다.

2. 벌레는 단순한 불청객이 아니라 질병의 매개체

여름에는 벼룩, 진드기, 모기 같은 해충이 기승을 부립니다. 이 해충들은 단순히 물고 간지러운 수준이 아니라,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주범입니다.

진드기는 라임병, 바베시아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모기에 물릴 경우 심장사상충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심장사상충은 발병하면 치료가 어려워 예방이 최선입니다. 필자의 지인은 모기 한 마리 때문에 반려견이 심장사상충에 걸려 수술까지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매달 약을 꼭 챙긴다고 합니다.

예방을 위해선 다음과 같은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 반려동물용 해충 기피제 정기적으로 사용
  • 외출 후 빗질과 몸 상태 체크
  • 야외 활동 후 진드기 유무 확인
  • 심장사상충 예방약 매달 복용 (정기적 검사 병행)
  • 정기적인 실내 청소, 침구류 및 쿠션 소독

특히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만큼, 모기장을 활용하거나 전자 모기 퇴치기 등을 병행해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습도는 피부 질환과 곰팡이성 감염의 주요 원인

사람이 느끼기에도 눅눅한 여름은 반려동물에게도 불쾌하고 위험한 계절입니다. 특히 장마철이 되면 곰팡이성 피부염, 귀염 등 각종 습기성 질환이 급증합니다. 고양이의 경우 화장실 모래가 눅눅해지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강아지의 경우 귀가 접힌 견종일수록 외이염에 취약합니다.

필자의 경우 실내 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려고 제습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전용 베딩은 주 2회 이상 세탁하여 햇볕에 말립니다. 작은 습기 하나가 가려움증과 병원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몸소 겪었기 때문이죠.

다음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관리 방법입니다.

  • 실내 습도 50~60% 유지 (제습기, 에어컨 활용)
  • 반려동물의 귀 안쪽 상태 수시로 체크 (붉어짐, 냄새 등)
  • 목욕 후 반드시 완전 건조
  • 침구, 쿠션, 장난감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주 세탁
  • 화장실 모래나 배변패드는 자주 교체하고 바닥도 청소

특히 귀에 염증이 자주 생기는 아이들은 면봉으로 억지로 닦는 것보다 동물병원에서 귀 세정제를 추천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물과 음식, 그리고 탈수 주의

여름에는 수분 섭취량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한 찬 음식이나 갑자기 바뀐 사료로 인해 급체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매일 신선한 물을 충분히 제공하고, 여러 장소에 물그릇을 배치해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수분을 함유한 간식이나 저염 수박 조각도 도움이 됩니다.

급체를 예방하려면 차가운 음식은 피하고, 외출 후에는 바로 사료를 주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여름철 건강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 여름철 관리는 진심으로 어렵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더위 속에서 준비만 잘 해두면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은 ‘관심’입니다. 그 관심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반려동물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무사히,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더위, 벌레, 습도. 이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이 세 가지를 통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반려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통제는 거창한 게 아닙니다. 매일 한 번 더 눈길을 주고, 하루 10분 더 케어해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올여름, 내 반려동물의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준비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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