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유기 동물 보호소 봉사 체험, 나의 첫 경험기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 체험기

내 손으로 강아지 응가 치우게 될 줄은 몰랐지

“언젠간 해봐야지.”
이 말, 나 유기동물 봉사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했었거든요.
근데 그 “언젠가”라는 게 한참 안 오는 거임.
매번 시간 없고, 용기 안 나고, 검색만 해보다가 그냥 넘기기 바빴죠.

그러다 어느 날, 정말 갑자기 친구가
“너 이번 주 토요일 뭐 해? 나 보호소 봉사 가는데 같이 갈래?”
라고 묻더라고요.

그 순간 그냥 무심결에 “어, 가자.” 해버렸고
그 한마디가 내 생애 첫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 체험을 열어버렸습니다.

지금부터 진짜 쌩경험기,
그러니까 “미화 없이, 가식 없이, 체험 그대로” 써볼게요.
누가 저한테도 이렇게 알려줬으면 참 좋았을 텐데 싶어서요.

1. 보호소 도착 첫 느낌? 냄새보다 조용함이 더 강했음

보호소에 도착했는데, 와…
솔직히 말하면 냄새가 꽤 납니다.
근데 그건 예상했던 거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생각보다 조용한 거예요.

내가 막 상상하던 보호소는
강아지들 짖고 울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막 그런 거였거든요?
근데 얘네가… 너무 조용해.
기운도 없고, 어떤 애는 우리 구석에서 눈도 안 마주쳐요.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확 찌릿하더라고요.

“아, 이 친구들… 많이 다쳤구나.”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2. 첫 업무: 응가+오줌 치우기 콤보, 바로 시작함

자원봉사 등록하고 교육 살짝 듣고 나니까
바로 실무 투입이더라고요.
내가 맡은 첫 업무는 뭐였냐면요…

응가 치우기.
그냥 청소 정도가 아니라, 진짜로 치우는 거.

장갑 끼고, 봉투 들고, 고개 숙이고
우리 하나하나 들어가서 똥, 오줌, 물 엎질러진 거 다 닦는 거예요.

처음엔 약간 “어…? 나 지금 뭐 하고 있지?” 싶은데,
곧 정신 없어져요.
애들이 코 꾹 들이대고 오고, 꼬리 흔들고
“와서 나 좀 보라고~” 하는데
그 와중에도 내가 똥을 들고 있음.

이 상황이 너무 웃긴데
이상하게 안 힘들고, 기분은 좋음.

3. 봉사 중 제일 감동받은 순간

그날 있었던 일 중에서 제일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어요.
우리 안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는 믹스견 한 마리.
이름은 ‘콩알이’.
사람 무서워서 눈도 안 마주치고, 계속 벽만 보고 있더라고요.

근데 내가 조용히 손 내밀고
“콩알아~ 나쁜 사람 아니야~ 그냥 똥 치우러 온 사람이야~”
이렇게 말했는데…

살짝, 진짜 살~짝 내 손 냄새를 맡는 거예요.

그 짧은 순간, 그냥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 애가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상처받았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근데 지금 나한테 한 발 다가와준 거잖아요.

그거 하나로 그날 똥 20개 치운 거 다 보상 받았다 진짜.

4. 보호소 현실? 뉴스보다 훨씬 생생함

TV에서 “유기동물 증가” 이런 얘기 듣는 거랑,
실제로 보호소 안에 들어가서 그 아이들 눈빛을 마주치는 건
전혀 다른 레벨이에요.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니까요,

  • 매일 버려지는 강아지, 고양이 수가 상상을 초월함
  • 중성화 안 해서 새끼 낳고, 그 새끼 또 버리고
  • 치료비, 사료비, 관리비 다 부족하고
  • 봉사자는 진짜 필요하고도 부족함

거기 계신 분들이
“하루라도 한 명이라도 도와주는 게 얼마나 큰지 몰라요.”
이 말 하는데 진심 담겨 있어서,
아… 이건 꾸준히 와야겠구나 싶었어요.

5. 봉사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꿀팁

혹시 주인님도 “한 번 가볼까?” 하고 계신다면
진짜 리얼하게 팁 정리해드릴게요.

1. 옷은 버릴 거 입고 가세요
강아지들 발톱, 침, 털, 오줌, 뭐 다 묻어요
운 좋으면(?) 똥도 묻습니다

2. 물티슈, 장갑, 여벌 마스크 챙기면 좋아요
지원해주는 곳도 있지만
직접 준비하면 훨씬 편해요

3. 간식이나 사료 후원도 쏠쏠하게 도움 됨
큰 부담 아니더라도
작은 봉지라도 기부하면 다 감사해 하세요

4. 봉사 일정은 미리 연락하고 가기
홈페이지, 블로그, 인스타에 일정 나와있어요
무작정 가지 말고 사전예약 필수예요

6. 집에 돌아와서, 우리 강아지 얼굴 보는데…

하루종일 똥 치우고, 물 갈고, 산책시키고
무릎은 쑤시고 허리는 뻐근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우리 뭉치 얼굴 보니까…

그냥 안아버림.
뭉치도 눈 껌뻑껌뻑 하더니
내 무릎에 철푸덕.

“너랑 사는 이 집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오늘 깨달았어.”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뭉치는 하품 한 번 시원하게 하더니 그대로 자버렸어요.

마무리하며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는요,
“강아지 좋아하면 가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도 좋고
“한 번은 해야 하지 않겠어?” 하는 책임감도 좋아요.

중요한 건,
진짜 한 번 가보면 마음이 달라진다는 거.
아이들 눈빛에서
“나 여기 있어요”라는 소리를 듣게 되거든요.

그걸 한 번 느끼면,
그냥 못 지나쳐요.
그게 봉사의 시작이에요.

혹시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이번 주말, 진짜 그냥 한번 가보세요.
그 시간은 절대 후회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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