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실내 마킹’ 고민

왜 자꾸 벽에 소변을 찍고 가는 걸까?

“패드에 오줌 잘 싸던 애가, 갑자기 가방에다 소변을?”
“산책 잘 다녀왔는데 왜 소파에 마킹을 해?”

처음엔 배변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근데 이상하게 다리를 들고, 딱 소량만,
그것도 자주 가는 벽, 가방, 소파 모서리 같은 데다 툭.
이게 반복되면 이제 슬슬 의심해야 해요.

얘가 지금 ‘마킹’ 하고 있는 거라고요.
배변 훈련이 안 된 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내 냄새를 남겨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하는 행동이라는 뜻이죠.

저도 뭉치한테 처음 당했을 때는 진짜 멘붕이었어요.
소중한 가죽 가방에 콕— 한 방울.
그걸 보고 멍하니 웃고 있는 뭉치를 보는데… 기가 찼죠.
그래도 화만 낼 순 없잖아요. 왜 그러는지부터 알아야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왜 마킹을 하는지, 그리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1. 마킹이 뭐냐고요? ‘영역 표시’에요

강아지한테 마킹은 말 그대로 “여기 내 구역이야!” 하는 표시예요.
소변이나 대변을 통해 자기 냄새를 남기는 행동인데, 이게 본능이기도 하고, 감정 표현일 수도 있어요.

대표적인 마킹 상황은 이래요.

1. 새로운 물건이나 사람이 생겼을 때
   손님이 다녀갔다거나, 이사했다거나, 가방을 새로 샀다거나.
   “이건 누구 물건이지? 내 건가?” → “그럼 일단 찍자.”
2.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산책을 줄였다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거나.
   “뭔가 불안한데… 나 여기 있다는 흔적 남겨야겠어.”
3. 다른 강아지 냄새가 났을 때
   산책하다 다른 개랑 마주쳤다면,
   “밖에서 저 친구 냄새 묻은 거 같은데… 덮자.”
4. 주목받고 싶을 때
   “나 좀 봐줘! 여기다 소변 싸면 반응 오던데?”

이게 웃기지만 진짜예요.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패드 말고 다른 데 싸는 애들, 은근 많습니다.

2. 마킹 vs 배변 실수, 헷갈리지 마세요

자, 중요한 포인트!
이게 마킹인지, 그냥 실수인지 헷갈린다?
그럼 이 기준을 한번 보세요.

마킹은요…

• 보통 소변 양이 적어요.
• 다리를 들고 싸요.
• 꼭 수직 표면(벽, 가구, 커튼)에 싸요.
• 한두 방울만 톡 떨어뜨려요.
• 행동이 갑작스럽고 빠릅니다.

배변 실수는요…

• 소변 양이 많아요.
• 패드 근처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 자세를 낮추고 꽤 긴 시간 싸요.
• 종종 먹은 직후나 자고 일어난 직후에 발생해요.

저는 뭉치가 다리 들고 벽 모서리에 톡 하고 찍고 가는 걸 보면서 “아, 이건 실수가 아니구나” 딱 알았어요.
그 다음부터는 훈육이 아니라 분석을 시작했죠.

3. 마킹이 습관되면 고치기 어려워요

한두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마킹이 습관되면 진짜 고치기 어렵습니다.
그 장소는 계속 자기 영역으로 인식하게 되고,
탈취가 안 됐으면 또 같은 데 가서 찍어요.

그래서 이거 무조건 초기 대응이 핵심이에요.
방치하면? 가방, 커튼, 소파, 전부 마킹 코스로 들어가버립니다.

4. 마킹 재발 방지 전략 5가지

이제 본론입니다.
실내 마킹을 줄이기 위한 전략, 제대로 알려드릴게요.

1. 중성화 수술 고려하기
중성화가 무조건 마킹을 없애주진 않지만,
호르몬 때문에 생기는 마킹은 확실히 줄어들어요.
특히 수컷 강아지라면 6개월~1년 사이가 효과 좋습니다.

2. 냄새 제거는 ‘과학적으로’
향 좋은 세제로 닦는다고 마킹 방지 안 됩니다.
반드시 효소 성분 탈취제 써야 해요.
소변의 암모니아 냄새까지 분해해줘야 같은 장소 재마킹을 막을 수 있어요.

3. 마킹했던 곳을 ‘내 생활공간’으로 바꾸기
소변을 쌌던 자리에 사료를 주거나 장난감을 배치해보세요.
강아지는 자기 먹는 공간엔 소변을 잘 안 봅니다.
“아 여긴 내 밥자리네?” 하면, 마킹 욕구가 줄어들어요.

4. 마킹 시도할 때 즉시 제지하기
그 자리에서 딱 보이면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바로 패드 쪽으로 유도해서 성공하면 간식 보상 주세요.
단, 이미 싸고 나서 혼내는 건 아무 소용 없어요.
오히려 관계만 나빠져요.

5. 산책은 충분히, 놀이 시간도 넉넉히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마킹도 많아져요.
특히 산책 부족한 아이들이 실내 마킹으로 풀기 시작하면, 습관 됩니다.
매일 최소 30분 이상, 꾸준한 산책이 정말 중요해요.

5. 보호자의 관심이 ‘방향’을 바꿉니다

사실 마킹을 아예 없애는 건 힘들어요.
강아지 입장에선 그게 일종의 ‘의사표현’이거든요.
하지만 그 방향을 바꾸는 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뭉치가 외출 후 자꾸 현관 앞에 소변을 찍길래,
그 자리에 제가 쓰던 슬리퍼랑 간식 통을 뒀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안 하더라고요.
“아 여긴 사람 냄새나고, 간식 냄새나니까 내 영역 아니구나” 싶었나 봐요.

강아지는 냄새에 민감한 동물이에요.
우리가 방향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마킹은 훨씬 줄어들 수 있어요.

마무리하며

실내 마킹, 화가 나는 건 당연합니다.
근데 그 행동을 보면서 ‘왜?’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진짜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그 행동은 잘못된 배변이 아니라 감정 표현일 수 있고,
스트레스일 수 있고,
관심을 끌기 위한 작은 신호일 수 있어요.

그래서 중요한 건 단순히 소변 닦는 게 아니라,
그 원인을 이해하고,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에요.
그게 진짜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