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묘 가정에서 나타나는 문제 행동과 해결 방안
“냥이가 하나도 아닌 둘, 셋… 그것도 네 마리?”
고양이는 워낙 매력적이어서, 한 마리 키우다 보면 “이 아이가 외로워하지 않을까?” “다른 녀석도 데려오면 어떨까?” 같은 생각이 솟아올라.
그리고 어느 순간, 어느 집을 가보면 다묘 가정… 즉,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우르르 몰려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지. 그런데 다묘 가정이 되면서부터 예상치 못한 문제 행동들이 생기기 시작해. 영역 싸움, 먹이 경쟁, 화장실 대란, 시기·질투, 스트레스… 이런 복잡한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어.
오늘은 내 경험과 주변 집사들의 생생한 후기를 바탕으로, 다묘 가정에서 나타나는 문제 행동과 그 해결 방안을 정리해볼게. 한 번 겪고 나면 “아, 이렇게 하면 좀 수월하겠군!” 하고 감이 잡힐 거야.

1. 다묘 가정, 도대체 왜 문제 행동이 더 많이 생길까?
A. 영토 본능 충돌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영역 동물이잖아. 그런데 두세 마리 이상이 한 공간을 공유하면, 자연스레 “여긴 내 자린데?” “왜 자꾸 얘가 내 취침 자리에 누워있어?” 같은 갈등이 생길 수 있어.
특히 기존에 있던 고양이(선배 냥이)와 새로 들어온 고양이(후배 냥이) 간에 영역 다툼이 심해지기 쉬워.
B. 자원(먹이·화장실·숨을 공간) 경쟁
화장실, 사료 그릇, 물그릇, 휴식 공간 등 고양이 생활 필수품이 한정되어 있으면, “내가 먼저!”, “네가 뭔데?” 하고 경쟁이 붙지. 이때 자연스럽게 싸움, 하악질, 흠집 싸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C. 성격과 기질 차이
어떤 고양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상냥한 타입이고, 어떤 녀석은 극도로 소심하고 예민하거나, 또 어떤 애는 활발하면서도 지배욕이 강할 수 있어. 이렇게 성격이 다 다른데 한집에서 지내려면 마찰이 없을 수가 없지.
2. 다묘 가정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문제 행동
A. 영역 싸움(하악질, 발톱 공격 등)
“하악!” 소리를 내면서 상대 고양이를 밀어내거나, 때로는 발톱을 세우고 공격하는 모습.
특히 초기에 합사 과정에서 흔히 보이는 갈등이야. 어떤 녀석은 다른 고양이가 다가오기만 해도 겁에 질려 숨어버리거나, 반대로 무서워서 먼저 공격을 시도하기도 한다.
B. 먹이 갈등(사료 뺏어먹기, 강제 다이어트)
밥그릇이 한 곳에만 있다면, 성격이 강하거나 식탐이 큰 녀석이 모든 걸 독차지하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다른 애들은 밥을 못 먹고, 숨거나 뒤늦게 몰래 먹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왜 얜 자꾸 살이 찌고, 저 애는 살이 빠지는 거지?” 궁금하면 먹이 갈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어.
C. 화장실 문제(밖에서 배변, 화장실 독점)
화장실이 모자라거나, 특정 고양이가 화장실을 장악해버리면, 다른 애들은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볼일을 보게 될 수 있다.
“아이고, 거실 카펫 위에 응가를 해놨어…” 하고 깜짝 놀라면, 이게 단순히 애가 장난친 게 아니라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했던 경우도 있는 거야.
D. 질투·시기 (집사 차별?)
고양이도 “왜 집사는 쟤만 예뻐해?” 하며 예민해질 때가 있다.
특히 집사가 한 마리만 안고 있거나, 한 애만 집중적으로 돌봐주는 시간이 많아지면, 나머지 고양이가 “하아악!” 하고 질투 섞인 반응을 보일 수 있지.
3. 문제 행동을 줄이는 기본 원칙: ‘N+1 법칙’과 공간 확충
A. 화장실·밥그릇·숨을 곳은 ‘N+1’이 기본
- 고양이가 몇 마리라면, 화장실은 최소 ‘고양이 수 + 1개’를 두라는 게 정석이야.
- 밥그릇·물그릇도 마찬가지. 여러 마리가 동시에 밥을 먹고 싶을 때 경쟁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배치해두면 갈등이 한결 줄어든다.
- 숨을 공간이나 캣타워 등도 고양이 수에 비해 충분히 배치해야, “아, 다들 편하게 쉴 곳이 있구나”라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B. 수직 공간과 캣워킹
- 바닥 공간이 좁다고 해서 고양이들이 무조건 답답해하는 건 아니야. 수직 공간(캣워킹, 캣타워 등)을 늘려주면, 서로 영역을 나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다묘 가정일수록 캣타워를 여러 대 놓거나, 벽면에 선반을 설치해서 마치 ‘고양이용 아파트’를 만들어보자. 그러면 싸움이 확 줄어드는 걸 체감할 수 있어.
4. 합사 과정에서의 단계적 접근
다묘 가정이 되려면 보통 ‘기존 냥이’와 ‘새로 온 냥이’를 합사해야 하는데, 이 때 단계적 접근이 매우 중요해.
- 격리 기간
- 처음 며칠(최소 3~7일)은 각자 다른 방에 두고, 서로 냄새만 느낄 수 있게 하자. 문틈으로 냄새를 맡거나, 담요·수건을 교환하는 식으로 “누가 있긴 있구나…”를 인지하게 된다.
- 시야 교환
- 어느 정도 냄새에 익숙해지면, 문을 살짝 열어 시야만 잠깐 교환한다거나, 캣배리어나 격자 문을 통해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자.
- 하악질이 심하면 시간을 더 두고 천천히 진행한다.
- 직접 대면
- 두 고양이를 한 공간에 두되, 사람이 곁에서 긴장 상황을 풀어주도록 노력한다. 간식이나 놀이를 활용해 ‘함께 있어도 맛있는 일이 생긴다!’라는 인식을 주면 긍정적이야.
- 완전 합사
- 여러 차례 짧은 대면을 성공적으로 반복하고, 싸움이 크게 없으면 서서히 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한다.
합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천천히, 억지로 하지 말기’. 싸움이 터지면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안정화를 거치고 재시도하는 인내심이 필요해.
5. 문제별 해결 방안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A. 영역 싸움 심각할 때
- 명확한 서열 설정?
- 사실 고양이는 개와 달라서 ‘서열’ 개념이 단순하지 않아. 대신 공간 분리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것이 핵심.
- 한 고양이가 계속 공격적이라면, 일시적으로 격리해서 스트레스를 낮추고, 간식을 주며 ‘다른 냥이 옆에 있어도 좋은 일 생긴다’고 학습시키는 방법이 있다.
- 페로몬 제품 사용
- 시중에 ‘펠리웨이’ 같은 고양이 안정을 위한 페로몬 디퓨저가 있는데, 공격성이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가 꽤 있어.
- 물론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예민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안정 요소로 시도해볼 만하다.
B. 식탐·사료 문제
- 개별 식사 공간
- 식탐이 강한 녀석이 다른 아이 밥까지 뺏어먹는다면, 각자 다른 방이나 격리된 장소에서 먹도록 해보자.
- 먹이 시간이 되면 문을 닫아놓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그릇을 치우는 식으로 운영하면, 서로 침범하는 일 없이 먹을 수 있다.
- 자동급식기
- 다묘 가정에서 자동급식기를 여러 대 쓰거나, RFID 인식으로 특정 냥이만 먹을 수 있는 기기도 있더라. 예산이 좀 들지만, 확실히 ‘사료 주인’을 구별해주니 편리하다고 한다.
C. 화장실 사용 거부
- 화장실 수 늘리기
- 아까 말했듯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화장실 개수를 늘리는 것. 집 곳곳에 배치해 두면 “누구랑 마주칠까 봐” 화장실을 피하는 일이 줄어든다.
- 청소와 환기
-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예민한 냥이가 사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아. 특히 다묘 가정이면 배변량이 많으니 자주 치워야 한다.
- 화장실 종류 다양화
- 어떤 고양이는 개방형 화장실을 좋아하고, 다른 애는 뚜껑 달린 화장실이 좋아. 성향이 달라서 일단 여러 타입을 시도해보면, 각자 선호하는 화장실에 가게 되어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
D. 질투와 시기
- 집사, 공평하게 애정 주기
- 한 마리만 안고, 다른 냥이는 무시… 이런 태도를 오래 보이면 당연히 문제 생긴다.
- 시간을 쪼개서라면, 한 마리와 5분 놀아주고, 다른 마리와도 5분 놀아주고… “너도 소중해. 쟤도 소중해.”라는 걸 보여주자.
- 편애 방지
- 간식을 줄 때도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모아놓고 무조건 줄 순 없잖아. 순서를 정하거나, 각자 위치에서 받을 수 있게 유도해 주면 안전하고 질투도 덜 생긴다.
6. 실제 사례: 세 마리 고양이 키우는 지인의 성공담
- 상황: 처음엔 1마리로 시작했다가, 유기묘 2마리를 추가 입양해 총 3마리가 된 지인 A. 그런데 공격성이 강한 첫째(수컷)가 새로 들어온 둘째(암컷)를 심하게 괴롭혔고, 셋째는 소심해서 늘 숨어지냈어.
- 실행:
- 캣워킹을 만들고, 캣타워 2개 추가 구입: 서로 다른 높이에서 각자 지낼 수 있게 함.
- 화장실은 총 4개 마련: “어느 화장실이 누구 전용”이라고 고양이들이 서로 구분했는지 싸움이 줄었다고.
- 페로몬 디퓨저 설치 + 간식 노출 훈련: 셋이 모였을 때 간식을 뿌려주고,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하악질이 나오면 즉시 흥분을 달래며 칭찬/간식.
- 결과:
- 2~3달 후, 셋이 한 방에서 함께 낮잠 자는 순간이 왔다고 함. 아직 가끔 하악질은 있지만, 심각한 싸움은 거의 사라졌고, 각각의 화장실 이용도 원활해졌다고 한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건 환경을 확충하고, 자원을 넉넉하게 준비해주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게 한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점이야.
7. 주의사항: 싸움 방치 금물, 상처·질병 체크
다묘 가정에서 고양이끼리 물리적으로 심한 싸움을 방치하다 보면, 상처나 눈 부상을 입을 수 있어. 또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위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해.
- 싸움이 격해지면 즉시 중재
- 물 한 컵을 스플래시하는 등, 고양이들 관심을 끊어놓고 한 마리를 다른 방에 격리시키는 식으로 중단시킨다.
- 부상 체크
- 공격을 받은 고양이가 다쳤는지 살펴보고, 눈이 충혈되거나 상처가 심하면 즉시 병원에 데려간다.
- 질병 전파 예방
- 다묘 가정이면 전염성 질병이 빠르게 퍼질 수 있다. 예방접종, 주기적 검진을 해주고, 새로 들어온 녀석은 합사 전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
마무리: 다묘 가정, 함께 지내는 즐거움 두 배가 되려면
고양이 한 마리도 귀엽지만, 두 마리 이상이 같이 뛰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을 때가 많아. 문제는 그 사이의 갈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집사가 하루 종일 전쟁을 치르게 된다는 것.
그러니까 다묘 가정은:
- 합사 초기부터 단계별로 접근하기,
- 자원(밥·물·화장실·숨을 곳)은 고양이 수보다 넉넉하게 마련하기,
- 수직 공간(캣타워·캣워킹 등)으로 영역 분산시키기,
- 싸움이나 질투가 심하면 간식·놀잇감 등을 통해 긍정 강화 전략을 쓰기,
-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
이것들만 잘 지켜도 문제 행동이 눈에 띄게 줄고, 어느새 냥이들이 꽤 사이좋게 지내는 풍경을 보게 될 거야. 물론 완벽한 평화가 매일매일 유지되는 건 아니겠지만, 뭉쳐서 자는 순간이나 서로 그루밍해줄 때 그 흐뭇함이란…집사님, 다묘 가정… 쉽지 않지만 그만큼 행복도 크다구요. 우리 같이 화이팅 합시다!”

